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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

싸이월드

싸이월드를 처음 접한 것은 제대 후 첫번째 휴학을 했을 때였나?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진보적이었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싸이월드와 클럽, 커뮤니티 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고, 

온라인 퍼스널 네트워킹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지 싶다. 

 

이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 하면서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게 되고, 

그 때 마다 싸이월드는 나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놀이터가 되었다. 

 

차고 채이며 찌질한 이별도 해보고 

어쩌다 마음이 들켜 애틋한 사랑도 해보고 

마음맞는 친구들과 돈안되는 프로젝트도 해보고 

겉멋에 절어있는 감성 문장도 적어보고 

일촌맺고, 파도타고, 방명록도 쓰면서 

마음껏 드러내지 못했던 감정을 

차곡히 쌓아 두었다. 

 

그런 싸이월드의 폐쇄 소식이 작년에 들려왔다. 

별로 아쉬운 마음으로 로그인 해 보았다.

많은 것들이 사라졌지만, 몇몇 글들이 반가웠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혼자이고

여전히 개똥철학자였다. 

 

오늘 새롭게 과거의 유산을 살려볼 아이디어가 생각이나 

다시 로그인하려 했더니, 

안된다. 

비밀번호는 가장 단순한 패턴으로 했을 텐데, 

허락되지 않았다.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있는 환자 처럼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싸이월드 때문에, 

아쉬운 일이 하나 늘었다. 

 

며칠 전 

사진을 뒤적거리다 

3년 전 생을 달리한 친구와 함께 웃고있는 사진을 봤다. 

그 친구도 싸이월드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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